머리말

2022년, 로소정 『판례총정리』 교재의 탄생
로스쿨·변호사시험 강의 8년차,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고 저 역시도 휴식이란 걸 모른 채 달려온, 결코 8년 같지 않은 8년이었습니다. 강사로서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민사법’의 영역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강의(35~40개)의 개설이 완성된 것도 이미 수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저자직강(著者直講) 실현을 위한 모든 민사법 교재도 대부분 완성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2022년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예년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해입니다. 그중에서도 그간 없었던 저자의 집필 교재 5권, 「민법-로스쿨 선택형의 정석 기출문제 완전분석(필통북스)」, 「민사소송법-로스쿨 선택형의 정석 기출문제 완전분석(필통북스)」, 「로스쿨 민법의 정석-판례총정리(정독)」, 「로스쿨 민사소송법의 정석-판례총정리(정독)」, 「로스쿨 민사소송법의 정석-The Basic(정독)」이 출간되는 것은 마지막 빈 곳을 채워주는 것으로서 그 의미가 가장 컸습니다. 부족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강의와 교재의 영역을 쉼 없이 확장하는 열정에 당위성을 부여해주신 수강생 및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본서는 변호사시험 베스트 수험서 「로스쿨 민사소송법의 정석(이하 ‘로소정’)」의 훌륭한 보완재로서의 판례집으로서 2022년 3월 31일까지 선고된 민사소송법 판례 831개가 실려 있습니다. 과거 2019년에도 「로소정 판례모음집」이라는 교재가 있었으나 해당 교재는 저자의 ‘민사법연구회’에서 로소정의 순서에 맞춰 단순하게 모아둔 판례들에 대해 저자가 감수하는 수준이었다면, 본서는 저자가 직접 판례를 선정하여 원문을 발췌하고 그 키워드 표시와 각주 설명까지 저자 스스로 빠짐없이 작업한 교재로서, 2019년의 판례집과는 아예 본질적으로 다른 교재입니다.
본서가 로소정으로 학습할 때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할 교재는 아니지만, 수험생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본서를 잘 활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커다란 장점 내지 특징이 있는 교재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가 꼭 필요한 분에게는 본서가 훌륭한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첫째, 학습자의 판례 검색 수고를 덜어줍니다.
로소정 뿐 아니라 통상적인 민사소송법 교과서나 수험서를 볼 때도 학습자의 판례검색 행위는 생략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즉, 2,0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교재라고 하여도 판례의 ‘온전한’ 내용을 모두 싣고 있는 교재는 존재하지 않으며 결국은 필요한 부분만 발췌 또는 요약하는 것이 모든 교재의 숙명입니다. 본서는 이처럼 학습자가 필수적으로 들여야 할 판례검색의 수고를 대부분 덜어줄 것입니다. 특히 로소정과는 그 체계·목차·순서가 거의 90% 이상 일치하기 때문에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본다면 공부시간을 크게 줄여주고 매우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할 것입니다.
둘째, 판례의 완전문장(full sentence) 확인 효과가 있습니다.
로소정은 교재의 분량을 줄이면서도 800개가 넘는 민사소송법 판례를 최상위권 답안작성에 필요한 ‘모든’ 핵심 키워드가 담긴 ‘사안-결론-논거’라는 효율구조에 맞춰 서술한다는 목표를 실현한 교재이다 보니 완전문장(full sentence)의 형태가 아니고, 그렇다면 학습자가 경우에 따라 중요한 일부 판례의 완전문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본서는 이 부분을 충족시키는 교재입니다. 물론 교재 머리말이나 강의에서 늘 말씀드린 것처럼, 로소정에 대한 완전이해(full understanding)는 사실 판례의 완전문장을 보는 것보다는 저의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즉, 완전문장을 일일이 찾아보는 것보다, 강의를 통한 확실한 이해와 키워드 암기가 효율 측면에서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그와는 별개로 학습자의 성향이나 학습의 상황에 따라 판례의 완전문장에 대한 욕구는 충분히 존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매우 필요한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셋째, 로소정과는 또 다른(another) 학습효과가 있습니다.
본서는 로소정과 달리 대법원 판례의 원문을 실은 뒤 ‘각주’를 통해 수험에 필요한 해당 판결의 법률적 의미, 또 다른 판결요지, 이유에 나타난 법리나 사실관계, 유사·대조 판례와의 비교 등을 나름 상세히 소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로소정이 압축과 효율을 추구했다면 본서는 판례학습의 온전성을 추구한 것이어서 집필의 관점이 다소 다르며, 학습자로서는 본서를 통해 로소정에서 얻을 수 없었던 추가 효과를 생각보다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완전문장 속 ‘키워드’ 표시 등을 통해 최대 효율을 추구했습니다.
본서는 판례의 원문을 완전문장으로 읽는 과정에서 자칫 수험에 있어 비효율에 빠질 위험을 막기 위해 판례 이해에 필수적이거나 모범답안에 옮겨야 할 키워드를 진한 견명조로 표시하였습니다. 취지상 결국 견명조 부분은 로소정 요약 키워드와 거의 일치하거나 유사할 것이어서, 이 부분도 학습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입니다.
한편 본서는 완전문장으로서 로소정과 비슷한 정도의 요약을 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전혀 필요 없는 부분이라면 나름의 생략과 요약(가령 법령명의 경우 최초에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명칭이 나온 뒤에 연이은 판례에서는 ‘가담법’으로 줄여 쓰거나, 반복되는 특정 법리를 기본으로 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법리의 여러 판례들이 연이어 나올 경우에는 뒤의 판례 시작을 ‘위와 같은 법리는’과 같이 쓰는 등)을 하였습니다. 그밖에 해당 판례에서 원용한 특별법 규정이 있다면 찾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각주에 해당 규정을 상세히 소개하는 등 학습효율을 위해 나름 세세하게 신경 쓴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민사소송법은 2002년 개정 신법을 기점으로 용어와 법 규정의 숫자가 많이 바뀌었으므로, 과거의 판례를 소개할 때는 학습의 편의를 위해 가능하면 현행 법령 규정에 맞도록 수정을 하였습니다.
본서는 『로스쿨 민사소송법의 정석-The Basic(이하 ‘로소정 베이직’)』의 대법원 판례 부분을 발췌한 교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로소정 베이직의 소지자들은 본서를 구매할 실익이 거의 없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즉, 쉽게 말하면 로스쿨 저학년의 경우 「로소정 베이직」 한 권으로 충분하고, 로스쿨 고학년이나 수험생의 경우에는 강의 수강을 전제로 한다면 「로소정」 한 권으로 충분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특징이나 장점이 판례학습에 필요한 수험생은 검색용 교재로 본서를 추가하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수험생들 중 민사소송법 교수 저 교과서나 로소정 베이직을 보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그 외에 본서는 민사소송법 판례 스터디용 교재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로소정이나 로소정 베이직을 주교재로 삼은 스터디원들이라면, 본서의 키워드 쓰기 등의 스터디를 통해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본서가 나오기까지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제가 항상 커다란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로스쿨생, 변호사시험 수험생 여러분에게 본서가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2. 8.

변호사 정연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