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은 인간학입니다”
남부행정고시학원 교육학 전임 오현준 교수
조근조근한 말투. 영락없이 차분하고 섬세한 교육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가 풀어내는 말에는
교육에 대한 강한 열정이 묻어난다.
22년 중학교 선생님’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교육자들의 선생님’으로 새 삶을 시작한지 1년.
오현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오현준의 약속을 믿어라
“처음에는 조금 친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친해지면 애교도 떨어요” 백발의 어르신과
나이 지긋한 중년 남녀들로 찬 강의실. 오현준 교수(이하 오 교수)의 교육사무관 승진
강의가 시작됐다.
이어지는 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장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오 교수의 약속이다.
그가 공무원 수험생을 대상으로 정식 강의를 시작한 지 고작 1년. 그러나 그가 지난해
이뤄낸 성과는 오랜 시간 수험생을 상대한 강사만큼 대단하다. 지난해 그의 강의(실강 기준)를
들은 수험생 53명이 5급 교육사무관으로 승진하는 쾌거를 이뤘다.
53명은 승진시험 최종합격자 총 정원의 3분의 1. 그런 이유 때문인지 요즘은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그의 수업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선생님에서 어른들의 선생님으로
그는 공교육에 몸담은 선생님으로 중학교에서 22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경력이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 소망을 이뤘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짬짬이 공무원 강의를 하다 지난해 10월10일 정식으로 공무원 강의를 시작했다.
오 교수의 공무원 시험대비 첫 강의에 대한 기억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트이는 기분’.
“교육현장의 답답함을 벗어나 대학 이후 손놓았던 이론공부를 다시 시작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환경에서 어른들을 가르치니 교육현장에 대해 못 다한 얘기도 할 수 있다고.
수업에 대한 집중력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낫다고 한다.
그의 강의는 편안한 이야기를 통해 이뤄진다.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교육을
테마로 편하게 얘기한다’는게 수업의 모토. 교육을 의식화하고, 교육에 대해 새롭게 보게 한다.
오 교수는 선생님 시절에도 이야기를 통한 수업을 고수했다.
하지만 단순히 이야기만 있는 수업이 아니다. 그는 쉬운 일화를 들어 개념을 정립하고,
생소한 부분을 이론적으로 체계화 해 수험생에게 전달한다.
또 문제 풀이 시에는 단순한 답 찾기가 아니라 한 문제를 놓고 교육학 전체 이론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이상 수강생들이 전한 오 교수 수업의 인기 비결이다.
그가 교재를 집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 바로 ‘쉽게, 친근하게 교육학을 소개할 수 있는가’이다.
수험생들이 추상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쉽게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상가의
사진과 색인 편집에 특히 신경 쓴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사상가의 삶과 사상을 연결하는 등
사상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의 교재는 실제로 많은 수험생들에게 “다른 교육학 수험서 보다 그림이 많고,
체계가 잘 잡혀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수업은 상호작용, 소통의 과정
오 교수를 감동시키는 것은 ‘선생님으로 생각해주는 수험생들의 마음’. 학교를 떠나고
올해 맞이한 첫 스승의 날. 강의를 듣는 수험생들이 그를 위해 파티를 열었다.
그때 ‘여기서도 스승이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고, 얼마 전 합격자 축하 모임에서도
꽃다발을 받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감동은 감동, 수험생은 수험생. 그에게도 얄미운 수험생은 있기 마련. 아직 공부할
내용이 많은데도 조금 듣고 모두 이해한 듯 다른 수업을 듣거나 지금의 공부와 멀어지는 수험생이 그런 경우다.
그는 “수업도 상호작용이다. 대화가 필요하다.
설명을 했을 때 몸짓이나 눈빛으로 이해했음을 표현하는, 피드백이 되는 수험생이 좋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수업은 소통의 과정’이다. “더 많이 맞춰야만 붙을 수 있는 시험제도의 맹점은 이해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인내력을 갖고 우직하게 소처럼 공부하는 수험생이 반드시 붙는다고.
오현준 교수 역시 다른 강사들과 마찬가지로 ‘잘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많이 합격했으면’하는 게 모든 선생님의 바람이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