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대학가서 놀아라”는 말도 알고 보면 거짓말이다. 마지막 시험이라 생각해 열과 성의를 다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그 끝은 아니었으니까.
바야흐로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이 돌아왔다. 한 학기 내내 열심히 학업에 몰두한 학생이야
든든한 마음으로 시험장으로 향하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발걸음이 무겁기 만하다.
한 학기 동안 친구들의 유혹과 잠, 피치 못할 사정 등으로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하고 있을 따름이다.
시험 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부지런함, 친화력, 인내심, 배짱
이처럼 시험을 코앞에 둔 대학생들에게는 4 가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부지런한 몸과 마음, 누구와도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친화력, 밤새 한 자리를 고수해 공부할 수 있는 인내심, 마지막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밀고나가는 두둑한 배짱.
시험기간이면 각 대학도서관은 기존 고시 및 취업준비 학생들에 시험공부를 위해 찾은 학생까지 더해져 발 딛을 틈이 없다. 도서관 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부지런한 몸과 마음가짐이다. 우선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 도서관을 찾아야 한다. 평소 같이 학교에 온다면 도서관에서 자리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적어도 오전 8시 전에는 학교도서관에 와야 한다는 소리다. 만일 늦잠을 잤다면 이미 자리를 잡은 친구에게 부탁해야 한다. 일명 ‘대리좌석’이라는 편법 말이다. ‘대리좌석’은 나 대신에 ‘친구’가 혹은 ‘책’이 도서관 자리를 당분간 맡고 있는 것을 말한다.
전자와 후자 그 어느 것도 하지 못했다면 ‘메뚜기’가 되어야 한다. ‘메뚜기’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곤충 메뚜기를 비유한 말로 자리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자리를 이용하되, 주인이 돌아오면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메뚜기’들은 이 곳 저 곳을 옮겨 다니며 공부할 수 밖 에 없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다면 이젠 과에서 공부 꽤나 하는 친구가 있는 곳을 물색해야한다. 학기 내내 열심히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군데군데 빠진 필기며 정리 안 된 필기 내용이 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완벽한 필기노트가 필요한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친화력. 평소 절친한 사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오며가며 인사만 하는 사이에서 노트 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학기 동안 피와 땀을 흘려 정리한 노트를 친분이 없는 이에게 줄 리 만무하다. 지나가며 인사한번 더 하고 말 한 번 더 붙이고 먹을 것 나눠가며 친분을 쌓아 필기노트를 빌려야 한다.
도서관에 자리도 잡았겠다, 필기노트도 있겠다, 이젠 공부 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남들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단기간에 끝낸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밖의 추운날씨와 달리 따뜻한 도서관에서 학업에 불타야 할 눈은 점점 무거워진다. 천하장사도 못 이긴다는 졸음이 바로 그 것. 더욱이 친한 친구 혹은 이성친구가 잠깐만 놀자고 보채거나 평소 즐겨보던 TV드라마 또는 게임이 생각나기도 한다. 또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왜 그리 많은지 시험공부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유혹들을 기꺼이 이겨내야 한다. 바로 고도의 인내심으로 말이다.
마침내 시험 당일이 됐다. 노트 전체를 외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건만 마음은 불안하다. 시험지를 받았을 때 생각나지 않으면 어쩌나,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쩌나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돈다. 급한 마음에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본다. 벽, 볼펜, 책상 등에 깨알 같이 적는다. 하지만 실행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커닝을 하자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몇몇 배짱 두둑한 학생들은 요리조리 시험 감독관의 눈을 피해 슬쩍,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슬쩍 시험시간 50분 동안 커닝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