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수험생활 5년째인 전수만(가명, 31세)씨. 자타가 인정하는 장수생이다.
전 씨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2002년 상반기. 대학 졸업 후, 몇 군데 이력서를 넣어 보고는 결과가 시원치 않자 주위 권유로 공무원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법과대학을 졸업한 전 씨는 대학의 전공을 살리면 쉽게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검찰사무직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해는 이미 원서 접수 기간이 지났기에 내년 시험을 목표로 학원의 종합반 강의도 신청하고 본격적인 노량진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특강도 빠지지 않았고 독서실과 학원, 신림동에 잡아 둔 원룸을 오고 가며 오직 공부에만 빠져 살았다. 그야말로 열공. 매일 저녁 늦은 시간에 귀가해 잠자리에 들 때면 어느 지방 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해를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 이듬해 실시된 국가직에서 그는 검찰사무직렬의 높은 합격선을 실감해야 했고, 선택과목인 법학과목이 단기적 학습으로는 고득점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잠시 방황을 하던 전 씨는 거주지에 따라 일 년에 5번 정도 응시가 가능한 일반행정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듬해 경기도 지방직과 본적지, 서울 지방직 등 몇 차례 시험에 응시하던 전씨. 이내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시험이 자주 있다 보니 당장 눈앞의 시험만 바라보고 준비를 했고, 결과는 매번 합격선 근처에도 못가는 점수를 받기 일쑤였다.
그렇게 서울과 경기, 지방을 오고가며 2003년과 2004년 상반기를 보내던 전 씨는 또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세무직의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정보를 입수하고 세무직으로 직렬을 변경하게 된다. 예상만 적중했다. 2005년 단일 직렬 479명이라는 대단위 인원을 선발하게 되지만 전 씨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씨는 이번이 기회였지만 정말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운이 없었을까?
전 씨는 지금 곧 있을 세무직 수시 2차 시험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전 씨의 독서실 책상에는 2008년 대비 관세법 기본서가 꽂혀져 있다. 세무직과 과목이 비슷한 관세직의 합격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공부했던 과목에 관세법 한 과목만 추가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관세직이 올해 직렬 중 최저 합격선을 기록한 것도 관세법을 준비하게 하고 있다.
중간에 있었던 교정직 특채와 지방의 소방직까지 합친다면 전 씨가 시험에 응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직렬만도 7가지가 넘는다. 주위에서는 전 씨에게 직렬 변경을 그만하라고 권유하지만 전 씨는 이번만은 자신의 선택대로라면 합격을 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과연 전 씨의 이번 선택을 옳은 것일까?
전 씨의 생활공간인 신림동 원룸은 여는 수험생의 방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 벽면에 빼곡히 쌓인 각종 수험서는 흡사 단골 헌책방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림공무원학원
양정걸 실장
ADVICE
수험 생활 5년째인 자타공인 장수생씨는 법학 전공으로 검찰사무직을 준비하기 시작해서 일반행정직으로 직렬을 변경하고, 시험에 계속 불합격하니 교정직, 소방직에 이어 세무직, 관세직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합격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하겠지만, 왜 자꾸 실패를 거듭하는 것인지 총체적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1) 공무원 시험 준비의 동기
무슨 일이든지 처음의 마음가짐과 동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군데 이력서를 내보고 취업이 안 되니 궁여지책으로 공무원을 준비하겠다, 전공이 유리해서 쉽게 되겠지, 그런 약한 동기로는 절대 합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아니면 안 된다, 오로지 이 길 밖에 없다 그러니 나는 꼭 해내야 한다, 그런 강한 동기와 절실함만이 합격의 길을 열어 줍니다.
주변의 30대 수험생들과 20대 수험생들을 보면 공부에 임하는 자세가 다릅니다.
당연히 30대가 체력, 집중력, 기억력, 개인적인 사정 등 모든 면에서 20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등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배수진을 치고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음가짐이 다르니 일상생활이나 공부를 하는 자세도 다르겠지요.
본인은 어느 편에 있는 사람인가요?
2) 일상생활 및 공부 자세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내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 없었다면, 그 이유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