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이 책은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의 핵심이론을 원리 체계에 따라 알기 쉽게 그리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쓰여졌다. 어려운 것일수록 핵심의 본질을 정확하고도 간결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외교관 선발시험에 대비하여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하면서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의 기본 이론을 터득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사람도 많다. 어떤 사람은 기본 원리도 터득하지 못하고 광대한 공부의 바다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채 낙방하여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이 책은 이들에게 광명을 줄 것으로 믿는다.
외교관 선발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 책으로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세 과목의 이론의 골격을 탄탄하게 세운 다음에 역대 기출문제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실제 시험 문제의 경향에 맞추어 준비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이 책과 함께 각 과목별로 참고도서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탄탄한 이론의 기반 위에 기출 문제들을 분석하여 체계적으로 답안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축적되어야 한다. 이 능력이 축적되면 합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이론의 체계를 제대로 알고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으로 이론의 체계를 빠르고 탄탄하게 세우기 바란다.
국제정치학은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관점에서 국가들의 행동원인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다. 한스 모르겐소(Hans J. Morgenthau)로부터 시작하여 많은 학자들이 논객으로 등장한다. 각 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이론들 간의 연계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정치학에는 아직 커다란 하나의 포괄적 이론 체계가 없고 발전 중에 있다. 따라서 개별 학자들의 이론을 잘 이해하고 이론의 발전 흐름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제정치학의 이론 공부가 구체적인 외교사의 사례와 결부되지 않는다면 피상적인 공부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외교사 공부도 병행하여야 한다. 외교사를 공부하다 보면 각 시대의 상황에서 국가들이 어떤 동기에서 어떤 대외정책을 추진하였고 왜 실패하였고 왜 성공하였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복잡한 서양 외교사의 흐름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외교사의 주요 흐름과 주요 사건의 연도는 암기하도록 하자.
국제법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를 규율하는 살아있는 실정법이므로 수험공부를 위해서는 학자들의 이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법으로서의 기본 원리와 주요 규범의 내용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하는 경우에는 서구의 국제법 대가들이 주장하는 이론적 쟁점을 잘 이해하여야 하지만 수험용이나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라면 우선 실정 국제법의 내용과 연혁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제법은 ‘법’이므로 리갈 마인드를 잘 세워야 한다. 외교관 선발시험에서 주어진 문제와 관련되는 국제법 규정과 관련 케이스를 잘 원용하면서 답안을 써나가야 한다. 이 책은 독자들이 국제법의 핵심 논리를 잘 구축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에 주어진 설명만 읽지 말고 이 책 중간 중간에 실린 원본 판례와 원본 조문을 여러 번 읽고 스스로 깨우쳐 가기 바란다.
경제학은 우선 미시, 거시, 국제 경제학의 전반을 체계적으로 이해를 하여야 한다. 본서에서는 경제학(국제경제학 포함)의 핵심 이론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시험에 자주 나오는 주요 수식들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여 보충하면서 수식 풀이를 연습하길 바란다. 경제학의 경우, 시험에 나올 수 있는 수식은 한정되어 있다.
외교관 시험에서는 국제정치학, 국제법, 국제경제를 통합한 문제도 나온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세 과목을 통합한 테마로 시험문제를 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통합분야에 나오는 문제의 테마와 유형이 대체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통합문제는 국제정치학과 국제법, 국제경제학 및 영어독해 수준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풀 수가 없다. 통합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지문으로부터 핵심이 되는 쟁점들을 도출하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핵심 쟁점은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의 핵심 이론의 틀에서 나오는 것이기 이 책으로 공부하면서 통합문제와 관련된 이론적 쟁점을 잘 마스터하기 바란다.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은 많은 원서 교재 및 원본 문건들을 바탕으로 하였고 이 책의 서술이 정확하고 오류가 없도록 여러 번 다각도로 체크하였다. 원본 서적과 원본 문헌에 근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온전한 원본의 입수가 곤란한 경우에는 인터넷이나 여타 문헌에 게재된 관련 부분을 끌어오기도 한 점, 양해를 구한다. 원본, 원문에 집착한 것은 오리지널 학자나 원본 문건의 원래 의도와 맥락이 무엇인지 확인하여 그것을 전반적 흐름에 맞추어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영어 원문을 그대로 넣은 이유는 수험생들이 장문의 영어 원문을 읽고 쟁점을 파악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고자 한 것이니 어렵더라도 천천히 원문을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고 큰 틀에서 분석해보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정확한 영어독해는 외교 실무와 원서를 통한 심화학습에도 꼭 필요하다. 실제 외교관 선발 시험의 지문도 장문의 영어로 많이 나온다. 일부는 번역을 함께 실었고 일부는 번역을 일부러 달지 않았다. 이 책에 수록된 영어 원문은 해당 분야의 이론과 사례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것들만 엄선한 것이므로 여러 번 읽으면서 그 뜻을 잘 음미하기 바란다.
더 중요한 건 합격이후이다. 왜 무엇 때문에 다른 분야의 공무원이 아니고 외교관이 되려고 하는가? 좋은 책과 선생을 찾아 공부한다면 대한민국의 다른 고시도 합격할 수 있다. 잘 알아보고 또 생각해서 본인이 국제관계에 흥미가 있고 외교관이 되겠다고 일단 마음을 먹었다면 이 책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여 합격하기 바란다. 외교관이 되면 무엇보다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애국심과 전문지식을 가진 겸손한 공복의 자세로 국가에 기여하고 동료와 후배를 배려하는 따듯한 마음을 지닌 멋진 외교관이 되길 기원한다. 독일의 비스마르크와 같이 애국심과 외교적 전략으로 독일을 통일하고 말년에는 젊은 황제의 제국주의적 팽창주의에 반대해서 초연히 공직에서 물러난 그런 외교가가 되길 바란다. 이 책으로 공부하는 분들에게 성공이 있으리라.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를 가르쳐주신 모교의 여러 은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히. 국제정치분야는 이호재 교수, 강성학 교수, 김병국 교수의 학창시절 가르침이 이 책의 토대가 되었다. 또 외교부에서 긴박한 외교현안에 직면하여 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과 외교교섭에 참가했던 많은 실무 경험이 없었다면 나의 통찰력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강의할 때 부족한 나의 강의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질문을 던져준 학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오랫동안 국제법 강의기회를 주신 박기갑 교수께 감사를 드린다. 강의기회가 없었다면 나의 국제법 이론 구성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의 격려와 협조가 있었다. 국제정치학 이론 구성을 함께 고민해준 미야자키 국제대학의 홍정표 교수(국제정치학)께 감사드린다. 3과목 통합본 출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언해 준 한양대학교 김성원 교수(국제법, 통합논술, 출제위원역임)께 감사를 드린다. 또 집필과 출판을 격려해 준 히로시마 시립대의 손현진 교수(국제법, 국제관계)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의 경제학 부분을 읽고 코멘트 해준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의 강효석 군에게 감사를 드린다. 단국대학교 김석현 교수께 늘 감사드린다. 한국외대의 박희권 대사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출간을 축하해 주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성은 교수께 감사드린다. 출판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박영사 일본 법인의 송병민 지사장, 박영사의 손준호 과장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멋지게 편집해 준 박영사의 양수정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의 원고를 꼼꼼하게 읽고 교정을 봐준 최은석 박사에게 감사들 드린다.

2022. 6.
다르에스살람에서 김선표